사진 이야기

14.07.20 월요회원들과 해남 산이면 해바라기와, 망호리 연을 찍다.

소광선생 2017. 8. 30. 17:43




                            고향 /  노천명


   언제든 가리 / 마지막엔 돌아가리라./ 목화꽃이 고운 내 고향으로 / 조 밥이 맛 있는 내 고향으로  / 아이들 한 울타리 따는 길머리엔  / 학림사 가는 달구지가 조을며 지나가도 / 대낮에 여우가 우는 산골 / 등잔밑에서 / 딸에게 편지 쓰는 어머니도 있었다. / 둥글레 산에 올라 무릇을 캐고 / 접중화 상아 뻐꾹새 장구채 범부채 / 마주재 거룩이 도라지 체니 곰방대 / 곰취 참두릅 홋잎나물을 / 뜯는 소녀들은 / 말끝마다. 꽈 소리를 찾고 / 개암쌀을 까며 소녀들은 / 금방망이 은방망이 놓고 간 / 도깨비 애기를 즐겼다. / 목사가 없는 교회당 / 회당지기 전도사가 강도상을 치며 / 설교 하는 산골이 문득 그리워 /  아프리카서 온 반마처럼 / 향수에 잠기는 날이 있다./


   언제든 가리 / 나중엔 고향 가 살다 죽으리./ 메밀꽃이 하아얗게 피는 곳 / 나뭇짐에 함박꽃을 꺽어오뎐 총각들 / 서울 구경이 원이더니 / 차를 타보지 못한 채 마을을 지키겠네./


   꿈아면 보는 낮익은 동리 / 우거진 덤불에서 / 찔레순을 꺽다 나면 꿈이었다.



             나의 소박하고 외로운  꿈이란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가 살다 죽으리라 하는 것이다.


           







                                    기다림 / 모윤숙


   천 년을 한 줄 구슬에 꿰어 / 오시는 길을 한 줄 구슬에 이어 드리겠습니다. / 하루가 천 년 에 닿도록 / 길고 긴 사무침에 목이 메오면 / 오시는 길엔 장미가 피어 지지 않으오리. /


   먼 먼 나라의 사람처럼/ 당신은 이 마음의 방언을 왜 그리 몰라  들으십니까? / / 우러러 그리움이 꽃 피듯 피오면 / 그대는 저 오월강 위로 노를 저어 오시렵니까? /


   감추인 사랑이 석류알춰럼 터지면  /  그대는 가만히 리 사랑을 안으려나이까? / 내 곁에 계신 당신이온데 / 어이 이리 멀고 면 생각의 가지에서만 / 사랑은 방황하다 돌아서 버립니까? /


            끝 없는 사랑의 기다림이여!  나는 혼자서 애태우며사랑을 기다리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