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0.16 광주예총패스티벌에 가다.
추억 / 김상용
걷는 수음 벆에 / 덜빛이 흐르고 , / 물에 씻긴 수정같이 / 내 애상이 호젓하다.
아 --- 한 조각 구름처럼 / 무심하던들
추억은 언제나 아름다운 것이다. 그 아름다움 속에는 항상 기쁨보다는 슬픔이 뒤따른다. 왜 그럴까? 아름다움의 실체는 슬픔과 기쁨의 공존 형태이다. 슬픔과 기쁨이 함께 만나면 기쁨도 슬픔이 되고 만다. 애상어린 추억은 이렇듯 우리의 마음 속에서 새로운 미적 표현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태풍 / 김상용
죽음의 밤을 어질르고 / 문을 두드려 너는 나를 깨웠다. //
어지러운 병마의 구치 / 창검의 맞부딪힘 / 폭발, 돌격 ! / 아 아 저 포효와 섬광 ! //
교란과 혼돈의 주제여 / 꺾이고 부서지고, / 날리고 몰려와 / 안일을 향락하는 질서는 깨진다. //
새 싹 자라날 터를 앗어 / 보수와 저애의 추명 자취하던 / 어느 뫼의 썩은 등걸을 / 꺾고 온 길이나.//
풀 뿌리, 나뭇잎, 뭇 오예로 덮인 / 어느 항만을 비질하여 / 질식에 숨지려는 물결을 / 일깨우고 온 길이냐. //
어느 진흙 쌓인 구렁에 / 소낙비 쏟아 부어 / 중압에 울던 단 샘물 / 웃겨 주고 온 길이냐.//
파괴의 폭군 ! / 그러나 세척과 갱신의 역군아./ 세차게 팔을 돌려 / 허섭쓰레기의 퇴적을 쓸어 가라. //
상인으로 심장을 헤쳐 / 사특, 오만, 순준 에어 버리면 / 순직과 결백에 빛나는 넋이 /
구슬처럼 새 아침도 빛나기도 하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