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9.13 경북 예천 회룡포를 가다.
하회보다 더한 물돌이동 ‘회룡포’를 아십니까?
물이 돌아나간 정도를 비교하면 하회마을은 버선발, 회룡포는 호박에 비유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안동 하회마을이 회룡포에게 물돌이동 마을의 우선권을 물려주어야 할 것입니다.
흐르는 강물이 휘돌아 섬 아닌 섬을 만들어 내는 곳!
KBS드라마 「가을동화」의 배경장소!
20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습니다. 회룡포로 놀러 오십시오.
강이 산을 부둥켜안고 용트림을 하는 듯한 회룡포는 한 삽만 뜨면 섬이 되어버릴 것 같은 특이한 지형의 육지속의 섬 마을입니다.
회룡포는 태백산의 끝줄기가 만나 태극모양으로 휘감겨 있으며 마을은 소백산 줄기의 끄트머리입니다.
신기하죠?
그리고 우리 마을을 휘감아 도는 내성천은 낙동강, 금천을 만나 몸을 섞는답니다.
그곳이 바로 삼강과 마지막 주막이 있는 곳이에요.


마을을 이어주는 다리 사뿐히 건너오세요
물돌이 회룡포를 보시려면 마을로 바로 들어가지 말고 비룡산에 있는 장안사를 따라 전망대로 올라오세요.
그럼 산책로를 따라 난 팔각정의 전망대에서 한 눈으로 펼쳐 보이는 동화의 마을 회룡포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산과 들과 강의 사랑스러운 어울림은 그대로 한 편의 전원교향악이 된답니다.
우리 마을은 9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아요. 모두 경주 김씨랍니다.
경주 김가가 풍양면 사막마을에 살다가 피난 와서 자리 잡은 곳이 여기죠.


화룡포의 봄 회룡포의 여름


회룡포의 가을 회룡포의 겨을
길 / 노천명
솔밭 사이로 솔밭 사이로 걸어 들어가자면 / 불빛이 흘러 나오는 고가가 보였다. /
거기 - / 벌레 우는 가을이 있었다. / 벌판에 눈 덮인 달밤도 있었다. ./
흰나리꽃이 향을 토하는 저녁 / 손길이 흰 사람들은 /
꽃술을 딴 문 병풍의 / 사슴을 이야기 했다./
솔밭 사이로 솔밭이로 걸어 / 지금도 / 전설처럼 - / 전설처럼 - /고가엔 불빛이 보이련만 /
숱한 이야기들이 생각날까봐 / 몸을 소스라침을 / 비둘기 같이 순한 마음에서 ........ /
자유를 절제하여, 정서를 모아 눈물로써, 비둘기 같이 순한 마음으로, 못내 기다리면서, 나만의 길을 홀로 가면서, 고고한 시를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