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5.09 성지순례2, 당고개(용산)순교 성지를 가다
당고개 성지는 용산전자상가에서 도보로 불과 5분 거리인 작은 언덕에 있다. 기해박해 때인 1839년 12월 27~28(음)일 이틀 동안 천주교 신자10명이 처형당한 곳이다. 그 중에 아홉명이 천주교 성인으로 기려지고 있는데 최경환 성인(1839년 기해박해시 순교)의 부인이며 우리나라 두번째 사제였던 최양업 신부의 어머니인 이성례 마리아도 포함되어 있었다. 기해박해 당시 이성례 마리아는 마카오로 유학을 가 있던 맏아들 최양업 신부를 제외한 다섯 명의 자식들과 함께 옥에 갇혔다. 부모와 함께 어린 아이를 투옥시키는 일은 국법에도 없었으나 맏아들이 사제가 되기 위해 외국에 유학 가 있던 이 집안에 대해서는 일말의 관용도 베풀어지지 않았다. 결국 당시 세살짜리 막내가 빈 젖을 빨다가 옥에서 굶어죽고 말자 이성례 마리아는 나머지 네 명의 자식들을 살리기 위해 일시 배교하고 옥을 나간다. 하지만 곧 아이들이 동냥 나간 사이 스스로 다시 옥으로 돌아와 갇히게 된다. 6세에서 15세까지의 네 형제는 부모들이 갇혀있는 옥에 찾아가면 자신들 때문에 부모들이 배교할 것을 우려해 동냥을 해가며 살아간다. 그 후, 어머니가 참수되기 하루 전 어린 형제들은 동냥한 쌀과 돈 몇 푼을 가지고 희광이(사형 집행인)에게 찾아가 자신들의 어머니가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단칼에 베어줄 것을 부탁하고 이에 감동한 희광이는 밤새 칼을 갈아 그 약속을 지켰다. 이렇게 순교한 이성례 마리아는 일시적이나마 배교한 사실때문에 성인으로 시성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애절한 사연과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좋은 전망때문에 당고개 성지는 많은 순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순교성지이다. 주변에 한국형 성당이며 순교 성지인 새남터 성당과 용산가족공원 등이 인접해 있다.
당고개 순교 성지는 아홉분의 순교 성인과 최양업 토마스 신부의 어머니이며
복자 이성례 마리아가 순교한 곳이다.
당고개 성지는 가족들의 간절한 사연을 간직한 성인들이 많은 곳으로 특별히 어린 자식을 거느린 세 어머니는 천주에 대한 드거운 사랑으로 모성애까지도 초월하여 순교의 월계관을 차지했다. 이곳을 찔레꽃 아픔이 매화꽃 향기로 가득찬 어머니의 성지라 부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젖먹이의 죽음 앞에 속절없이 무너져야만 했던 복자 이성례 마리아뿐 아니라 11남매 중 10남매를 잃어야 했던 손소벽 막달레나, 인간사 그 모든 것보다 신앙을 우선하며 살악던 최영이 바르바라, 이경이 아가타, 또한 천국을 향한 신앙 교육을 중시한 가문의 아들들 홍병주 베드로와 홍영주 바오로, 끝까지 말씀에 의지하여 살앗던 박종원 아우구스티노, 성직자들을 도와 자신의 삶을 완성한 이문우 요한, 그리고 잘못 들어선 길을 되돌리기 위해 모질게 싸워 참된 회개의 삶을 살았던 권진이 아가타, 외교인 가족들에게 참된 신앙의 마중물이 된 이인덕 마리아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곳이다.
이별의 노래 / 애로쿨
출발이란 , 조금은 죽는 일이다./ 시링히는 사람 앞에서, 죽는 일이다. / 우리는 모든 시간, 모든 장소에서 / 제마다 조금씩 자기를 남겨 놓고 간다./
그것은 소망의 상실, / 시의 마지막 언어, /출발이란, 조금은 죽는 일이다./ 죽음의 그 숭고한 이별에 견준다면 출발이란 / 장난같은 노릇에 불과하지만 / 그, 죽음음의 시간, 이별의 인사를 나눌 때마다 우리는 / 자기의 죽음을 그곳에 심고 간다. / 출발이란, 필경 우리가 조금은 죽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