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0.14 고양시 촬영대회에 가다
가을의 동화 / 김용호
호수는 커다란 비취 / 물 담은 하늘 /
산산한 바람은 / 호젓한 나뭇잎에 머물다. / 구름다리를 건너 / 이 호수를 불어온다. / 아른 거리는 물무늬. /
나는 / 한 마리의 잠자리가 된다. / 나래에 가을 을 싣고 맴돌다. / 호숫가에 앉으면 / 문득 고향 /
고향은 가을의 동화 를 / 가만가만 내게 돌려 준다. /
어느 가을 날, 맑고 고요한 호수가에서 어린 시절을 생각하는 나의 마음은 매우 담백하고 구김살이 없어짐을 느낀다. 동심의 추억과 향수에 대한 내 그리움이여 !
플라타나스 / 김현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 플라타나스, / 너의 머리는 어느 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
너는 사모할 줄 모르나 / 플라타나스, /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 / 플라타나스, /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
이제 너의 뿌리 깊이 / 나의 영혼을 불어 넣고 가도 좋으련만, / 플라타나스, / 나는 너와 함께 신이 아니다! /
수고스러운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 날, / 플라타나스, / 너를 맞아 줄 검은 흙이 먼 곳에 따로이 있느냐 /
나는 길이 너를 지켜 네 이웃이 되고 싶을 뿐 / 그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이 / 열린 길이다./
고독한, 그러나 꿈을 가진 삶의 반려여! .